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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|||제자 정년퇴임식장에 나타난 스승
(대전=연합뉴스) 정찬욱 기자
최근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 열린 교장 정년 퇴 임식에 교장의 초등학교 시절 은사가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찾아와 축하하는 감동적 인 자리가 마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.
대전 어은중학교에서는 지난 26일 오후 3시 교직원과 학생, 가까운 가족들만 참 석한 가운데 38년 4개월동안 교직에 몸담아 온 오동환 교장의 정년 퇴임식이 조촐하 게 치러지고 있었다.
이 학교 신근수 교사가 정든 교단을 떠나는 오 교장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송 별사를 낭독하는 동안 오 교장의 정년퇴임을 안 충남 금산 추부중과 진산중 재직 시 절 제자 몇 명이 식장으로 들어오면서 잠시 참석자들의 시선이 모아졌다.
그리고 몇 분 뒤- 백발의 한 노인이 구부정한 모습으로 행사장에 들어섰지만 누구의 시선도 끌지 못했다. 그 노인은 식장 바로 앞자리쪽으로 느린 발걸음을 옮겼다.
그때까지 그가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고 그를 본 사람이라면 손에 꽃다발을 든 것으로 보아 교장 선생님을 축하하러온 가까운 친구 정도로 알았을 법했다.
그런데 단상에 앉아 있던 오 교장이 급히 내려와 노인 앞으로 가 교직원들과 학 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큰 절을 올렸다. 난데 없는 일이어서 참석자들은 영문을 몰 라했다.
노인은 바로 오 교장의 초등학교 은사였던 것.
"선생님께서 어떻게 이곳까지…" 절을 하고 몸을 세운 오 교장은 노 스승을 품 에 안았다.
"자네가 정년퇴임을 한다기에 내 축하해 주러왔지", 조금 뒤 이런 상황을 알아 챈 참석자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가 이어졌다.
당사자인 오 교장은 물론 참석자 모두의 눈시울이 함께 뜨거워진 순간이었다.
오 교장은 "그 분은 금산 추부초등학교에 다닐 때 은사"라며 "스승의 날 등에 가끔씩 찾아뵙기는 했지만 정년퇴임 사실을 알리지도 못했는데 80대 노구를 이끌고 그렇게 오실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"고 말했다.
이 학교 관계자는 "이날의 모습은 감동으로 모두가 하나 된 느낌이었고 진정한 스승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자리였다"고 말했다.
jchu2000@yna.co.kr
(대전=연합뉴스) 정찬욱 기자
최근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 열린 교장 정년 퇴 임식에 교장의 초등학교 시절 은사가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찾아와 축하하는 감동적 인 자리가 마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.
대전 어은중학교에서는 지난 26일 오후 3시 교직원과 학생, 가까운 가족들만 참 석한 가운데 38년 4개월동안 교직에 몸담아 온 오동환 교장의 정년 퇴임식이 조촐하 게 치러지고 있었다.
이 학교 신근수 교사가 정든 교단을 떠나는 오 교장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송 별사를 낭독하는 동안 오 교장의 정년퇴임을 안 충남 금산 추부중과 진산중 재직 시 절 제자 몇 명이 식장으로 들어오면서 잠시 참석자들의 시선이 모아졌다.
그리고 몇 분 뒤- 백발의 한 노인이 구부정한 모습으로 행사장에 들어섰지만 누구의 시선도 끌지 못했다. 그 노인은 식장 바로 앞자리쪽으로 느린 발걸음을 옮겼다.
그때까지 그가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고 그를 본 사람이라면 손에 꽃다발을 든 것으로 보아 교장 선생님을 축하하러온 가까운 친구 정도로 알았을 법했다.
그런데 단상에 앉아 있던 오 교장이 급히 내려와 노인 앞으로 가 교직원들과 학 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큰 절을 올렸다. 난데 없는 일이어서 참석자들은 영문을 몰 라했다.
노인은 바로 오 교장의 초등학교 은사였던 것.
"선생님께서 어떻게 이곳까지…" 절을 하고 몸을 세운 오 교장은 노 스승을 품 에 안았다.
"자네가 정년퇴임을 한다기에 내 축하해 주러왔지", 조금 뒤 이런 상황을 알아 챈 참석자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가 이어졌다.
당사자인 오 교장은 물론 참석자 모두의 눈시울이 함께 뜨거워진 순간이었다.
오 교장은 "그 분은 금산 추부초등학교에 다닐 때 은사"라며 "스승의 날 등에 가끔씩 찾아뵙기는 했지만 정년퇴임 사실을 알리지도 못했는데 80대 노구를 이끌고 그렇게 오실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"고 말했다.
이 학교 관계자는 "이날의 모습은 감동으로 모두가 하나 된 느낌이었고 진정한 스승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자리였다"고 말했다.
jchu2000@yna.co.kr